2025년 10월의 책
팔란티어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알렉스 카프의 '기술공화국 선언'. 최근 친구의 추천으로 연휴동안 열심히 읽었다. 단순히 큰 감명을 준 책이라기 보다는 거부감과 찝찝함을 주면서 스스로 생각해볼 여지를 남겨서 10월의 책으로 골랐다.
어디에 인재를 투입해야 하는가
이 책에서 주로 비판하는 부분 중 하나는 실리콘밸리의 고급 인재들이 컨슈머 서비스 개발에 지나치게 투입되어 국방, 식량, 의료, 우주 개발 등 국가 차원의 중요 프로젝트에 힘을 쏟지 못한다는 것이다.여기서 말하는 컨슈머 서비스란 소셜미디어, 배달앱, 커머스 등은 물론이고 아이폰의 발명도 포함된다. 저자는 실리콘밸리가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초강대국의 수혜를 온전히 누렸음에도 이를 지속하기 위한 노력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자본주의 시스템 하에서 국가의 개입 없이는 당장의 수익성이 보이지 않는 중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어렵다. SpaceX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수십년간 우주 분야의 발전이 더뎠고, 국내 IT 기업들이 혁신 기술을 개발하기보다는 지루한 내수 위주의 사업을 늘려나가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저자가 개인에게 국가에 대한 헌신을 지나치게 강조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국가 단위로 진행이 가능한 중요 프로젝트는 딱히 설명하지 않아도 누구나 그 필요성을 느낄것이다. 그럼에도 창업가와 기술 인재들이 이런 문제들에 투입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게도 도전의 난이도에 비해 인센티브가 충분하지 않아서 그런것이다. 풍요로운 현재의 사회에서는 사회적 풍요를 비교적 쉽고 빠르게 개인의 풍요로 바꾸기 위해 다들 컨슈머 서비스로 향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5 Whys
팔란티어에서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왜?' 라는 질문을 연쇄적으로 5번 한다고 한다. 이를 통해 특정 문제를 피상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코딩을 할때나 다른 문제를 해결할때 급하면 임기응변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 사고 방식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 외
최근 읽었던 책들 중 유독 읽기 어려운 책이였다. 번역의 문제도 있는거 같긴 한데 저자의 사고의 깊이를 내가 따라가기 힘든 느낌을 여러번 받았다. 책 전체 두께 대비 Reference와 주석의 두께가 1/4는 됐는데, 이 책을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료조사와, 평소의 고민을 했을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저자의 사고관은 다소 국가주의 적인 면이 강하고 전쟁광스러운 면도 느껴지지만 이 책을 통해 주장하는 바들은 여러번 생각해볼만 하다.

국내판 표지의 추천사를 투자 인플루언서가 작성하는건 좀 아쉽다